재택근무를 한 지 2주가 다되어간다. 매일 집에만 처박혀 컴퓨터를 두드리고 침대에서 힘없이 뒹굴거리는 내가 불쌍해 보였는지 아니면 팔이 쑤시다며 잠이 못 드는 게 불쌍해 보였는지 ㅋㅋ (대체 팔은 왜 쑤시는 걸까) 사랑하는 동거인이 바깥에 나가 해를 쬐어야 건강해진다며 나를 데리고 양평까지 가주었다. 게다가 친히 찾은 맛집으로 데려가 주었다는 훈훈한 이야기..

 

 

경기 양평군 서종면 무내미길 49-4, 주소지에 도착하면 입구가 두 개 있는데 입구를 보는 기준 왼쪽 입구로 들어가면 된다. 왜 그런진 모르겠지만 평일 점심시간에 방문하였으나 한산했다. 코로나 19 때문일까요?

메뉴사진은 찍지 못했지만 장어 소금구이도 있었고, 히츠마부시/장어덮밥 반마리, 회덮밥, 연어덮밥, 해산물 덮밥(카이센동), 1인 생선회 등이 있었다. 술도 좀 있었는데... 삿포로, 아사히, 사케 등이 아직 있었고.. 소주 맥주도 준비되어 있다.. 맥주를 마시고 싶었으나 꾹 참고 히츠마부시(33,000)를 주문하였다. 술 최대한 덜 먹어야 해.. ㅜㅜ

 

 

히츠마부시는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의 대표적인 음식, 명물 음식이라고 얘기한다. 그치만 난 일본 가서 히츠마부시 안먹어봤는뎅, 장어덮밥은 후쿠오카의 요시즈카우나기야에서 먹어봤지만 말이다. 이시국 음식이라 방문하면서도 이거 괜찮을까? 싶었다는 이야기... 그러나 어차피 한국산 장어에 양평 두물머리에서 재배한 쌀(밀키퀸)로 지은 쌀밥이고 대부분이 한국산일테니 내수시장 활성화가 된다고 동거인이 얘기해주어서 맛있게 먹기로 했다. 먼저 나온 에피타이저..? 가운데 강낭콩 조림이 달달하면서도 먹기 좋아서 계속 손이 갔다.

 

요렇게 한 상이 나오네여

 

메인 메뉴인 장어덮밥과 곁들임 메뉴인 계란말이.. 왼쪽 상단에 절임 반찬(츠케모노), 가운데에 깻잎/고추냉이/쪽파/김가루, 오른쪽 상단 작은 병(도쿠리) 안에는 다시물, 다시물 아래에는 계란찜(차왕무시), 그 아래에는 미소된장국! 가운데 주걱과 빈그릇은 히츠마부시를 먹기 위해 준비된 그릇이다.

 

 

히츠마부시첫 번째로 장어와 밥을 그냥 덜어먹고, 두 번째는 상단에 준비된 채소와 고추냉이 김가루를 넣어 먹고, 세 번째는 두 번째처럼 만든 뒤에 다시물 부어먹고, 네 번째는 여태껏 먹었던 것 중에 젤 맛있는 방법으로 먹으랬다. 세 번째까지는 설명해준 것처럼 먹은 뒤에 장어랑 밥만 먹다가 마무리는 국밥을 좋아하는 나답게 다시물까지 몽땅 넣어 말아먹었다. 장어구이 자체는 맛이 좋았으나 너무 익혀서인지? 삶았다가 구운 건지? 살이 너무 홀홀 부서져 덩어리채로 먹기는 작았고 같이 나온 계란말이는 니맛도 내 맛도 아닌 계란말이였다. (달달한 계란말이를 기대했음) 밥을 먹다가 맛을 본 거라 그런 건지는 몰라도.. 또한 처음 밥상을 받았을 땐 양이 적어 보여서 배가 안 찰까 봐 걱정했으나 다 먹고 나니까 배불러;; 빈그릇에 덜어먹으며 오랜 시간 식사를 하다 보니 배가 불러보림. 그래서 밥 다 먹고 두물머리 가서 연핫도그도 먹으려 했는데, (내가 먹은 핫도그중에 가장 맛있는 핫도그는 연핫도그이다.) 핫도그를 사서 다 먹을 순 있었지만 맛없게 먹을 거 같아서 과감하게 포기하고 다음 기회에 다시 먹으러 오기로 했다.

그래도 오랜만에 날씨 좋고 공기 깨끗한 날 드라이브도 갔다 오고 하니까 건강해지는 기분이었다. (게다가 이 날 나의 동거인은 나의 원더풀한 재택근무를 위해 컴퓨터 의자도 바꿔주었다. 정말 사랑해요..) 즐거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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